교통사고 이후 22년만의 외출

2011. 9. 12. 07:06일상의 다양한 이야기



















  교통사고 이후 22년만의 외출

22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 되어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OOO님이 있습니다. 올해 51세이신 OOO님은 사고 이후 세상과의 인연을 최대한 끊고 욕창으로 인해 월 1회 병원을 다녀오는 것 이외에는 외부생활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외부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드리고자 몇 번을 전화하고 찾아가서 장애인 나들이 등에 대해서 안내를 했습니다. 하지만 OOO님은 항상 "괜찮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시며, 외부와의 접촉과 활동을 꺼려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한 번은 장애인분들을 모시고 63빌딩으로 나들이를 갈 기회가 생겨서 안내전화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안갈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전화를 드린 것 이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의외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네, 한 번 가보죠"라고 말씀을 하신거였습니다. 매번 거절하시더니 이번에 흔쾌히 가신다고 하시니 반가웠고 또 의외였습니다.

그리고는 함께 예정된 일정에 나들이를 함께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 OOO님 사고 전 모습입니다. 이 사진에 대한 무단 복사는 절대 불허합니다.

그후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질문 : 매번 거절하시더니 그때는 왜 간따고 하셨어요???
답변 : 나이가 들그런지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 : 22년만에 처음 나들인데 좋으셨어요?
답변 : 좋았습니다. 같은 마을에 살고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도 함께 하고싶습니다.

라고말씀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는순간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이후부터는 OOO님의 외부와의 접촉은 더욱 잦아졌습니다.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협회를 가기도 하고, 저에게 문득 전화를 걸어 놀러오라고 하시기도 합니다.
저와의 사이가 조금씩 좋아지면서 얼마전 저는 OOO님에게 장애인 행사에 참여하길 권하였고 OOO님이 행사에 참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후 욕창이 심해져서 너무나 죄송했는데 OOO님은 별거 아니라며 웃어넘기셨습니다. 그때는 얼마나 죄송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나마 크게 번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어제는 추석을 맞이해서 이렇게 문자도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바로 답장이 없자 두 번을 보내셨나봅니다. 10일날 개인적 사정으로 메시지를 확인 하지 못하고 11일에서야 답장을 해드렸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는 이 문자를 받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외부와의 접촉을 싫어하던 분이 몇 번 찾아가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 것 뿐인 저에게 주기적으로 안부를 궁금해하시며 전화나 문자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요즘 저의 한 가지 희망은 OOO님이 컴퓨터를 배우는 것입니다. 항상 집으로 가면 담배를 태우며 신문이나 텔레비젼을 보는 것이 전부인 OOO님이 인테넷을 통해 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런데 OOO님은 그다지 흥미가 없으셔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많으니 천천히 안내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OOO님 풍성하고 행복하고 화목한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석 쉬고 놀러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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