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들이한 장애인이 전해준 감동적인 편지

2011. 9. 23. 07:06일상의 다양한 이야기














함께 나들이한 장애인이 전해준 감동적인 편지

저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장애인을 만나고 그분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저의 일과입니다. 그런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은 그분들이 저로하여금 행복함을 느낄때입니다. 지난 4월 장애인분들을 모시고 현충사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함께 참여한 분 중에서 나들이를 마치고 며칠이 지나서 편지 한 장을 들고 오셨습니다. 나들이를 다녀와서 기행문을 썼노라고 저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한눈에 다 읽었습니다.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나들이를 비타민이라고 표현해 주시다니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때의 감동적인 느낌을 함께해 보고자 소개해 봅니다.


▲ 보내주신 편지의 원본입니다. 그냥 보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제가 옮겨 적기만 했습니다.
 

나들이 기행문

해저물면 밤이 오는가보다. 해가 뜨면 낮이 오는가보다. 싸리꽃피는 3월의 기로에서 더도말고 더도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오늘은 비타민 활력소를 먹은날이다. 천안에 위치한 어느 유원지에 보은 복지관 가족들과 나들이에 나섰다.
젊은시절처럼 걸음을 서성이며 주위를 의식하지도 않았다. 드넓은 유원지 둘레엔 이름모를 꽃들이 질서있게 피어있고 중심에는 운동장만한 동산 언덕에 유치원 꼬마 행렬이 나들이를 많이도 왔다.
아이들은 무리지어 긴 언덕을 굴으며 마냥 즐거워한다. 새소리 평화로히 하모니를 이룬다. 천사들의 무릉도원 같았다. 나는 손을 내밀어 아이에게 악수~ 하니까 거침없이 손을 잡는다. 나는 그의 머리를 쓰담으며 눈동자를 본다. 흰자위 검은자위가 뚜렷이 구분되어 있고 오직 내얼굴을 본다. 나는 맑은 영혼의 세계를 생각해본다.
원두막 같은 큰 둥우리에 다람쥐들이 놀고있다. 풀잎을 주니까 손톱까지 햟는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에겐 쉽지 않은 정복이다. 정상을 향해 오를때는 기대감 같은 것,
저산 넘어로 5월이 오는가? 행복이 있는가? 공허한 것을 왜 아니모를까?
굽이쳐 펼쳐진 산줄기가 하늘에 맞다은 것을 매 인생사가 이와 같을진데 정지된 시간을 즐기자.
내가 밟고 있는 땅은 내것이다. 주인은 문서상 땅이고 제일 많이 밟은이가 주인이고 종래는 지구의 일부분인것을....
새삼 감사합니다. 보은복지관 관계자분들의 배려로 이런 호사를 누리는 것을....어느덧 시간은 흘러 현충사로 향하는 버스에 꿈을 담고 있다...현충사 입구에는 충무공 화상이 현수막에 걸려있다. 해신같은 준엄한 표정이다. 이곳 둘레에는 드넓게 작은 언덕으로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있고 싸리꽃이 유난히 빛을 발한다. 이미 벚꽃은 충풍에 날려 금잔디에 사라져간다..없는 것은 있는것이라 했던가..
나는 역사기념관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두루두루 구경하던 중 충무공의 전쟁장면이 영상화로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구국의 위대한 영웅! 현세에 저런 위인이 있을까? 나는 소리없는 신음으로 뇌까려본다.

시간이 꾀 흘렀나보다. 급히 버스쪽으로 향하고 보니 기다리고 있었다. 달리는 버스에서 창밖을 보니 수많은 차들이 오간다. 수많은 사연이 오간다....복지관에 도착하니 관계자분들이 무사귀환을 박수로 맞는다. 자원봉사 및 복지관  안내원이 너무 호의적이어서..이번 나들이에 불만은 무어냐고? 과잉친절이라고 지면에 써버리고 말았다. ㅎ
거치레한 세상에 우리집엔 진실한 가족이 있다. 부자연한 거동이나 누추한 차림에도 늘 반기는 견순이가 그렇다.
해저물면 밤이 오는가보다.
해가뜨면 낮이 오는가보다.
오늘은 비타민 활력소를 먹은날이다.
5월 문턱에서 창문으로 싱그러운 춘풍이 불어오고있다.

철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분의 기행문을 보니 나들이를 기쁘게 하신 것 같아 저역시 정말 기뻤습니다. 앞으로도 이분에게 비타민 같은 날들이 자주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견순'이는 도대체 정체를 모르겠어서 물어보았습니다. 직접 기르시는 개랍니다.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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